미국 '슈퍼박테리아' 공포 확산...LA 2명 이어 NC주에서도 1명 숨져...우리나라는 안전할까?

입력 2015-02-24 11:21
미국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경로로 파악된 담도 췌장 질환 진단 치료용 십이지장 내시경. 대한췌담도학회 제공

미국에 항생제가 듣지않는 ‘슈퍼박테리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췌장·간 질환 진단 및 치료용 특수 내시경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관련 학회도 슈퍼박테리아 내시경 감염 안전성 주의보를 내리고 사례 파악에 나섰다.

24일 YTN 보도 등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당국은 올해들어 주내에서 18명이 슈퍼박테리아인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CRE)’에 감염됐다. 3명은 같은 병원에서 CRE에 감염됐는데 이 가운데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CRE는 미국 LA의 UCLA 로널드레이건병원 환자에게서 발견된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종류로 파악됐다. 기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장내 세균으로 CRE의 치사율은 최대 50%에 달한다.

앞서 UCLA 대학병원에서는 췌장과 간질환 진료에 쓰이는 내시경 오염으로 7명이 CRE에 감염돼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번에 1명의 환자가 숨진 병원 측은 환자들이 어떤 경로로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됐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UCLA대학병원 사례와 달리 자신들이 사용한 특수 내시경은 CRE에 오염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문제의 내시경을 만든 올림푸스사 미국법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다른 회사 2곳에서 만든 내시경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FDA는 미국 LA의 UCLA 로널드레이건병원과 시애틀의 버지니아메이슨병원에서 최근 수년 동안 100명 이상의 환자가 담도내시경 시술 이후 슈퍼박테리아 CRE에 감염돼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한췌담도학회(이사장 김호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교수)도 24일 각 병원 회원 의사들에게 보낸 권고문을 통해 담도 내시경 오염을 차단하는 가이드라인 준수를 당부하는 한편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발견되는 사례를 모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담도 내시경은 담도와 췌관의 질환, 즉 담관결석이나 담관암, 췌장암 등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장비다.

학회는 “미국에서 발생한 감염 경로는 담도내시경에 사용된 십이지장경(duodenoscope)으로, 십이지장경은 위나 대장 내시경과는 구조가 다르게 담도에 기구를 삽입할 수 있도록 특수 장비(elevator)가 부착돼 있다”면서 “이 부분의 소독이 어려운 구조적 특성 때문에 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