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학교 직원을 통해 학생회 간부의 연락처를 묻고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학원 사찰’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경찰이 16년 만에 ‘대학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집회 진압 차 서강대 안으로 진입해 반발이 거센 가운데 사찰 논란이 더해지면서 캠퍼스가 들끓고 있다.
24일 성공회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정보관은 학교 측을 통해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의 개인정보를 묻고 그와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학교 교직원은 “개인정보라 학생의 동의 없이 알려줄 수 없고, 만나는 것 또한 본인의 의사가 필요하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성공회대 총학생회와 사과부 학생회는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단체 행동에 나섰다.
사과부 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경찰이 특정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한다는 흉흉한 얘기가 한낱 소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는 민간인 사찰이자 학원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도 “학생을 사찰하는 행위는 불신을 조장하고 개인의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고 학생의 사회참여를 위축시키는 반사회적·반인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총학은 구로서장의 사과와 정보관의 해명, 학생과 대학가 사찰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학교 측 요청으로 학교에 방문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을 뿐 사찰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공회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경기도 가평에서 하는데 학교 측에서 에스코트를 요청해 이를 협의하러 해당 정보관이 학교에 갔던 것”이라면서 “정보를 캐려고 학교에 갔던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4일 서강대에서는 마리오아울렛 홍성열 회장의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반대하는 학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집회를 진압하러 경찰 80여 명이 교내로 진입해 논란이 빚어졌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경찰 '학원 사찰' 논란... "교직원 통해 학생회 간부 연락처 묻고 만남 주선 요청"
입력 2015-02-24 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