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만 이주 신청 홍콩인 역대 최다"

입력 2015-02-23 21:12
지난해 대만으로의 이주를 신청해 허가받은 홍콩인 수가 급증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홍콩 사이에 행정수반 선출 문제 등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유학생과 투자이민자를 포함해 대만에서 거주를 허가받은 홍콩인과 마카오인의 수는 7498명으로 2013년의 4624명보다 62.2% 급증했다고 홍콩 성도일보 등 현지 언론들이 23일 대만과 홍콩 정부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1991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만 거주를 허가받은 홍콩·마카오인 수는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1839명에서 2001년 1305명으로 줄었지만, 최근 2년 새 큰 폭으로 늘었다. 이들 중 90% 이상이 홍콩인이다.

홍콩의 이민 상담사 관징훙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고조 등에 대한 부담으로 외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는 홍콩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홍콩인이 생활 여건이 양호하고 이민 문턱이 낮은 대만으로의 이주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년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이민 국가로 이민한 홍콩인 수는 6900명으로 2013년 7600명보다 9.2% 줄었다. 이는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들 국가로의 이민이 줄어든 것은 현지의 투자이민 문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로 투자 이민하려면 387만∼3000만 홍콩달러(약 5억5000만∼42억9000만원)의 투자금이 필요해 244만 홍콩달러(3억5000만원)에 불과한 대만 이민 비용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