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IS에 '급진 이슬람' 대신 '폭력적 극단주의' 사용키로

입력 2015-02-23 19:5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의 행동을 지칭할 때 ‘급진 이슬람’(radical Islam)이라는 용어 대신 ‘폭력적 극단주의’(violent extremism)를 사용하기로 했다.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가 IS의 행위에 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대담프로에 출연해 “미국의 무슬림 공동체 지도자들은 IS가 자신들의 종교를 납치(하이재킹)하려 한다고 말했다”며 이들의 간청에 의해 IS를 지칭하는 수사를 변경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그는 무슬림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종교는 평화와 형제애에 관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IS의 만행에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에서조차 비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털시 거버드 하원의원은 지난 18일 “만약 우리가 적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면 적을 격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승리 전략을 세울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는 IS에 그들이 받을 자격이 없는 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는 “알카에다, IS 같은 단체들이 열망하는 것은 정통성을 부여받는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이 종교지도자나 이슬람 수호 전사로 알려지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결코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존슨 장관도 “이슬람 극단주의이든 폭력적 극단주의이든 중요한 것은 IS가 우리 국토를 심각하게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테러단체라는 점이며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을 두둔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