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터치로 옷을 갈아입는다...가상 피팅 상용화 잇따라

입력 2015-02-23 20:14
앞으로는 옷가게에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피팅룸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한번의 터치로 자신의 옷 입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 피팅’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일본 가전업체 도시바는 다음달 말부터 옷가게 등에 가상 피팅 기술을 판매한다. 가상 피팅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자는 55인치 화면 앞에서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원하는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 위에 달린 카메라가 자신의 신체 치수와 체형을 측정해줘 옷을 입은 후 정자세뿐 아니라 움직일 때의 모습도 함께 표현해준다. 도시바는 감시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인물 검출 기술을 응용해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업체인 에프엑스기어도 지난 11일 가상 피팅 솔루션 브랜드 ‘에프엑스미러’를 새로 출시했다.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한 후 실시간으로 3D 의상 피팅 모습을 보여준다. 에프엑스기어 측은 상용화를 위해 기술 개발을 추가하고 부가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기존 가상 피팅 소프트웨어가 의상 한 벌을 입력하기 위해 3~5시간의 장시간이 소요됐다면 해당 제품은 이를 10분 이내로 줄였다.

이처럼 가상 피팅 기술이 잇따라 상용화되는 것은 관련 기술이 실제 착용감을 구현할 정도로 진화한 영향이 크다. 그간 가상 피팅 기술은 이벤트성으로 여러 차례 소개됐지만 착용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 실제 사용되는 곳이 적었다. 류인수 에프엑스기어 영업담당 이사는 23일 “과거 가상 피팅 기술을 적용한 옷을 보면 옷이라기보다 그림에 가까울 정도로 컴퓨터 그래픽 느낌이 많이 났고, 가상 옷을 입은 상태에서 신체와 옷의 간격이 부자연스러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몰 등 가상 피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졌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옴니 채널 도입으로 그 수요가 늘고 있다. 직접 옷을 입는 것과 100% 같은 착용감은 아니지만 디자인이나 치수를 빠른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외 제조사 및 유통 채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옴니 채널 등 가상 피팅이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기술 진척에 따라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