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화폐 전쟁…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 바스켓 편입 주목

입력 2015-02-23 21:48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제3의 통화로 불리는 특별인출권(SDR) 산정 대상에 중국 위안화를 편입할지를 두고 주요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가들의 ‘화폐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경제소식통 등은 IMF가 오는 5월 비공식 이사회를 열어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할지를 검토하고 올 하반기 회원국 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가상의 국제준비통화인 SDR은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상황에서 담보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5년마다 논의를 거쳐 통화 구성과 비율을 정한다. 현재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 통화의 시세를 가중평균하는 방법으로 가치가 정해진다.

위안화는 2010년 부적격 판정을 받아 SDR에 들어가지 못했다. 당시 IMF는 “위안화가 아직은 SDR 바스켓에 편입될 만큼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바꿀 수 있는 통화가 아니다”라며 달러화 41.9%, 유로화 37.4%, 파운드화 11.3%, 엔화 9.3% 등으로 통화별 가중치를 조정했다. 중국은 올해도 위안화의 SDR 편입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국제 통화로서의 위안화 위상을 높이고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중국의 위상은 5년 전과는 달라졌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데다 세계적으로 위안화 결제가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IMF 회원국 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향방을 예측하긴 어렵다. 유럽의 경우 역내 각국의 대 중국 무역 규모와 위안화 결제 비중이 점점 확대됨에 따라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실상의 결정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SDR 편입을 공식 결정하려면 IMF 회원국 쿼터(출자할당액)별로 총투표수의 85%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미국이 19.3%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의 지분율은 4%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이 위안화 SDR 편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