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 닐 패트릭 해리스 팬티바람으로 관객 놀라게 하다 그리고 말말말...

입력 2015-02-23 16:42 수정 2015-02-23 16:43
팬티바람으로 사회를 보는 닐 패트릭 해리스. 아카데미 홈페이지 제공

올해 아카데미에서는 팬티 바람으로 등장한 사회자가 화제를 뿌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사회자인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시상식 도중 흰색 팬티만 입은 채 무대에 올랐다. 슈퍼히어로 스타에서 퇴물로 전락한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 분)이 흰색 팬티만 걸친 채 거리를 내달리는 영화 ‘버드맨’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팬티 퍼포먼스’에 기운을 얻은 덕분에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에 올랐다. 이냐리투 감독은 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영어를 좀 잘하는 사람이 이민 올 수 있도록 내년에는 이민법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후 “이 영화 뒤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영웅”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트로피를 거머쥔 수상자들은 저마다 눈물과 재치 넘치는 소감을 풀어놓았다.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각색상을 받은 그레이엄 무어는 “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16세 때 자살하려고 했지만 지금 여기에 서 있다. 지금 이 자리가 (16세의 저처럼) 자신이 남과 다르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을 위한 자리였으면 한다.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 순서가 올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는 잠깐 울먹인 후 “오스카상을 받으면 수명이 5년 늘어난다는 기사를 읽었다. 남편이 연하라 제가 오래 살아야 하기에 아카데미 관계자들에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메릴 스트리프는 여우조연상을 받은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의 “모든 이의 평등을 위해 우리는 함께 싸웠고 평등이야말로 모든 이, 특히 여자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소감에 환호했다. 평소 도넛을 좋아하는 맷 커크비 감독은 ‘더 폰 콜’로 단편영화상을 거머쥔 뒤 무대에 올라 “이제 동네 빵집 ‘펌프 스트리트 베이커리’에서 공짜 도넛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J.K.시몬스(‘위플래시’)는 수상소감에서 “아내의 사랑과 현명함, 희생, 인내에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제 아이들보다도 제가 아내를 더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크리시스 핫라인’의 데이나 페리는 15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자살에 대해 더 크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