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지난번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비유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그것을 그냥 먹고도 경제가, 부동산이 힘을 좀 내가지고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되고 집거래도 많이 늘어났다”며 “불어터지지 않고 아주 좋은 상태에서 먹었다면 얼마나 힘이 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제때제때 그런 것을 먹일 수 있도록 좀 중요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도 통과가 (돼야 한다)”며 “지금 1년 넘은 것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다 힘을 합해 통과시키고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거래활성화 3법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하는 등 국회가 경제관련 법안을 늑장 처리해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 최우선 과제를 경제활성화, 서민체감경기 회복에 둘 것임을 강조했다.
남은 3년의 개혁과제로 내수중심 경제활력 제고, 4대 구조개혁 등을 들면서 “3년 개혁해 30년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호와 같이 실제로 그렇게 되도록 30년 성장의 도약 발판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통령은 경제가 불쌍하다 하는데 전 국민은 대통령이 하는 게 한심스럽습니다. 대통령이 말로만 떠들고 주위 사람들 귀를 기울이지 않고, 3년이라는 세월이 빨리 갔으면 합니다”고 댓글을 달았다.
유체이탈 화법이니, 경제드립이니 하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것이 그 유명한 유체이탈 화법~놀랍다” “누가 들으면 다른 나라 사람이 이야기하는 거 같네요. 아니 이렇게 만든 건 하나도 책임이 없다고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인가? 남 얘기하듯 하지 말고 이렇게 만든 당사자입니다” “그 경제를 누가 만들고 있는데”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대통령의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저런 비유적 표현을 들을 때마다 손발이 오글거림은 왜일까. 대통령이라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하여튼 내 아이한테 책을 많이 읽으라고 잔소리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남말 하듯이 말할 수 있는 뻔뻔함에 기가 차다. 진수성찬은 안 돼도 누가 집밥 수준의 대한민국 경제를 먹다만 국수 수준으로 만들었는지”라고 비꼬았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퉁퉁 불어터진 경제” 박 대통령 발언에 “누가 그랬는데?”
입력 2015-02-23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