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00년 울릉도 앞 바다에 침몰한 '보물선' 돈스코이호 추적기

입력 2015-02-23 10:13

2000년 12월 20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된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이 전해졌다. 외신 ‘뉴욕타임즈’ ‘BBC’ ‘블롬버그’ ‘생트페테부르크타임즈’ 등도 한국발로 보도했다.

순양함 돈스코이호는 1905년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전쟁자금을 실은 군함이었다. 영국제 소버린 금화와 러시아 금화, 금괴 등과 함께 수장된 것이다. 그 차기는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 무렵 재벌 동아건설은 수십억 원을 투입, 보물선 탐사에 나선다. IMF로 국가 재정이 파탄난 직후였으므로 동아건설의 그 같은 프로젝트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아건설의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또 동아건설만이 아니라 이를 차지하려는 탐사가들의 사투도 계속됐다.

한데 보물선의 소유권 등의 문제가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국제 투기자본의 ‘머니게임’까지 가세하면서 얽히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 원희복(경향신문 기자)은 이 흥미진진한 보물탐사 과정을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정치권력과 행정부, 재벌과 탐사가, 투자가 등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동시에 돈스코이호를 둘러싼 국제정세 속에 대한제국의 운명이 긴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었다. 일본에 대패한 러시아 태평양함대, 그 함선 가운데 하나인 돈스코이호는 왜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자침을 택했을까. 이 책은 ‘인디아나 존스’ ‘다빈치 코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과 같은 추리와 탐험, 속도감 등으로 독자에게 흡입력 있게 다가든다(1만6000원·공명 펴냄).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