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지난해 급증

입력 2015-02-23 07:22
지난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21조2841억원(잔액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3%(35조3522억원)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08년의 13.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연간 10%대를 기록하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4.7%로 낮아졌다가 2010년에는 마이너스(-0.6%)로 돌아섰다. 2011년엔 3.1%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2년 1.3%, 2013년 6.0% 등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에는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과 대기업에 대한 대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기술은 우수하지만 담보와 재무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금융 확대를 독려했다. 기술에 기반한 신용대출을 잘 해주는 은행에 각종 정책금융상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자 기술신용평가를 토대로 한 대출은 지난해 말까지 8조9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곳간에 현금을 쌓아놓은 대기업들은 은행 문을 두드리지 않은 것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실제로 한은이 집계한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6에서 2∼3분기 9, 4분기 13으로 점차 증가했다. 숫자가 클수록 은행들의 대출 대도가 완화적이라는 뜻이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9, 2∼3분기 -3, 4분기 -9 등 계속 마이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