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선을 이번 주 중 단행한다. 이르면 23~24일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설 연휴 이후로 미룬 비서실장 인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취임 두 돌을 맞는 시점부터는 국정의 새로운 출발에 나서야 한다는 게 청와대 내부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김 실장의 사의는 이미 수용됐으니 남은 것은 새로운 실장을 지명하는 절차”라며 “적절한 시점에 (비서실장)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비서실장에는 기존에 거론되던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 후보군 7~8명 외에 다른 인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어떤 유형의 인사를 비서실장에 낙점하는지에 따라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예상할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으로서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총리 교체 등 개각이 국정운영 동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현 정부의 인사 난맥만 재확인돼 박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김 실장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설 연휴 기간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수석들에게 박 대통령을 잘 보필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작별인사를 나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실장이 수석들에게 대통령을 잘 보필해달라고 얘기했고, 회의가 끝날 때 참석자들과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사표 수리 절차는 아직 남아 있다. 김 실장은 사표 수리 전까지 인수인계 준비를 하면서 기본 업무만 챙길 예정이다.
앞서 김 실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 부인 빈소를 찾아 김 전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총리는 김 실장의 사의가 수용된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가끔 찾아뵙고 외롭지 않게 해주세요. 다 외로운 자리입니다”라며 “(대통령을) 모셔보니까 어떤 인격입니까”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제가 감히…”라고 한 뒤 “그 자체가 나라 생각밖에 없는 분”이라고 답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청와대 “적절한 시점에 비서실장 발표 이뤄질 것”
입력 2015-02-22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