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4월로 예고된 모술 탈환 작전에 대한 작전 계획을 이례적으로 사전 공개했다. 투입 병력과 규모 등 비교적 상세한 내용이 담겨 미국이 IS를 겨냥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군의 작전계획이 공개되면서 IS가 대비할 여유를 갖게 되고 최악의 경우 모술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미군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이라크 정부군 8개 여단과 ‘페쉬메르가(쿠르드 민병대)’ 3개 여단, 이라크 특수부대와 옛 모술 경찰 등 총 2만5000명의 병력이 모술 탈환전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각 2000명으로 구성된 5개 여단이 초반 공격을 이끌게 되며 작전 시작 시기는 라마단 시작(6월17일) 전인 4~5월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연합군이 공습 및 공중감시 지원을 할 예정이며, 미군 지상군 병력이 작전에 직접 참가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IS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지난해 6월10일 점령한 뒤 이곳을 수도로 삼아 이라크, 시리아 점령지를 아우르는 이슬람 칼리프제(신정일치) 국가 설립을 선포했다. 때문에 IS 격퇴전에 있어 모술 탈환전은 전략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힌다.
오바마 정부와 미군은 2015년말까지 모술 등 이라크 내 주요 대도시 지역을 수복하고 국경지대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군과 연합군이 모술을 탈환할 경우 전쟁의 승기를 잡고 향후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전쟁을 앞두고 상세한 작전 계획을 사전에 노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IS 뿐 아니라 지역 내 수니파 집단에 모술 공략전의 규모를 과시해 섣부른 준동을 차단하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오바마 정부의 불분명한 전쟁의지 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공개라는 비판도 나온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쟁 계획을 미리 발표하는 건 위험만 증가시킬 뿐”이라며 “백악관이 전례 없이 사소한 부분까지 개입한다는 군 지도부의 목소리가 높다”고 비판했다.
IS는 모술을 방어하기 위해 병력을 집중하고 참호를 구축하는 등 대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S는 이라크군의 탈환 작전에 대비해 점령지인 안바르주 알바그다디 지역에서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려고 이곳을 떠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고 이라크 현지 언론 샤파크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전투가 격화되면 200만명에 달하는 모술시 주민들 이 대규모 인간방패로 동원돼 민간인 피해 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미국 “모술 탈환전 2만5000명 투입” … IS, 200만 인간방패 우려도
입력 2015-02-22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