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북부 중국계 지역 내전에 중국 난감

입력 2015-02-22 22:51

미얀마 북부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코캉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중국이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미얀마 정부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일 교전 발생 후 정부군과 경찰 61명, 반군 72명 등 133명이 사망하고 정부군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7일 코캉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바 있다. AFP통신은 이번 교전으로 난민 9만여명이 발생했고 이 중 3만여명은 국경을 넘어 중국의 윈난성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코캉 지역은 상주 인구의 80%가 중국 한족(漢族)으로 이들은 중국으로의 통합을 원해왔다. 청나라 때까지는 중국에 속했지만 영국에 빼앗긴 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과 함께 미얀마 영토로 남게 됐다. 이번 교전은 2009년 밀림으로 쫓겨났던 코캉 반군지도자 펑자성이 다시 코캉 지역 수복을 시도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펑자성은 전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이번 싸움은 중화민족을 위한 전투”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에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천연가스와 원유가 풍부하고 중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의 중요한 거점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경쟁국인 미국과 인도도 미얀마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반군 쪽을 지원하는 인상을 줄 경우 미얀마 정부가 중국에 등을 돌릴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