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전하는 설민심-"경기침체 아우성"

입력 2015-02-22 15:29

설 명절 지역구를 돌아본 여야 의원들은 22일 “경기침체에 대한 아우성이 낭자했다”며 한 목소리로 혹독한 민심을 전했다. 연말정산 파동으로 본격화된 증세 논란을 둘러싼 우려와 질타도 차례상의 주요 메뉴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서민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 정부에 대한 따가운 비판 여론이 많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설 민심은 한 마디로 ‘한시 바삐 경제를 살려달라’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 규제 철폐 등 정부가 뭔가 하려고 애를 쓰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체감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많았다”며 “정부가 인사도 하고, 혁신도 한다는데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인지 느끼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파문 때문에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에게서조차 혼쭐이 났다”며 “경기침체로 회식이 줄어드는 등 장사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자영업자들도 많았다”고 했다.

심재철 의원도 “재래시장인 호계시장에 들렀는데 식품 종류를 파는 거의 모든 점포들은 한결같이 ‘지난해 설이나 추석보다 더 못하다’며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나 인사에서 보여준 불통, 연말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등을 지적하며 소통을 주문한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하는 설 민심을 가감 없이 전하며 대여 공세를 펼쳤다. 여권의 실정(失政)을 계기로 당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18일 발표한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 34.7%, 새정치연합 33.8%로 양당 격차는 0.9%포인트에 불과했다.

부산 지역구를 돌아본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경제민주화와 복지, 서민증세에 관한 박 대통령과 정부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에서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원인을 찾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리 당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의 면모를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민증세, 비선실세 정치개입, 청와대 인사의 망사, 13월의 세금폭탄, 이완구 국무총리를 둘러싼 의혹 등으로 격앙됐던 민심이었다”고 요약했다. 의원들은 새정치연합이 이 총리의 본회의 인준 표결에 참여한 것에 대한 평가는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서는 여야 모두에 질타를 보냈다”며 보다 충실한 야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자성도 나왔다.

엄기영 전웅빈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