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받으면 연인과 결별?… 시상식 앞두고 ‘오스카의 저주’ 관심

입력 2015-02-22 22:54

23일(한국시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오스카의 저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연인과 결별한다는 징크스를 뜻하는 ‘오스카의 저주’는 최근 세상을 떠난 여배우 루이제 라이너부터 시작됐다. 라이너는 ‘위대한 지그펠드’(1936)와 ‘대지’(1937)로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이혼하면서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이후 샌드라 블록, 리즈 위더스푼, 할 베리, 힐러리 스웽크, 케이트 윈즐릿 등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이혼하는 배우들이 늘면서 ‘오스카의 저주’는 할리우드 속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 결과 ‘오스카의 저주’는 여배우보다 남자배우에게 더 많이 나타났다.

김희연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 교수가 마이클 젠슨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 교수와 함께 발표한 논문 ‘오스카의 저주: 지위·신분에 따르는 부정적인 영향’에 따르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남자배우의 이혼율은 후보에 오르지 못한 남자배우 이혼율의 3배가 넘었다. 후보에 오른 남자배우의 이혼율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배우의 이혼율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팀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165명, 후보에는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한 배우 227명, 박스오피스 톱10 영화에 출연했으나 후보에는 오르지 못한 배우 416명 등 1930∼2005년 활동한 808명의 생애를 추적했다. 여배우의 경우 아카데미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이혼율이 그렇지 못한 배우들의 이혼율보다 오히려 낮았다. 김 교수는 “오스카상을 탄 남자배우의 이혼율이 높은 것은 갑작스러운 지위 상승 때문”이라며 “보통배우에서 유명배우로 지위가 급상승하면 일상생활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