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까 말까… 설연휴 뒤 부동산 시장은?

입력 2015-02-22 06:01
‘전세 구하기 힘든데 집을 살까, 그냥 전세로 눌러 앉을까.’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가격을 생각하면 집을 사고 싶은데 지금 당장 구입해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의 훈풍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저금리로 인한 월세전환으로 전세물건 부족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재건축 이주 수요도 많아 불안요소가 잠복해 있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의 매매 선회가 상승세를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집값이 폭등은 없지만 폭락도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택수요자들의 구매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시장의 활황은 새해에도 이어져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추세다. ‘부동산3법’의 국회 통과 이후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재건축 아파트도 꿈틀거리고 있다. 일반아파트 역시 전세에서 내집 마련으로 돌아서는 실수요자들로 상승 조짐이 엿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0.35% 상승했다. 신도시(0.20%)와 경기ㆍ인천(0.32%)도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나타내며 연초 수도권 매매시장은 호조세다.

◇매매 시장=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매매전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세입자들이 매매에 나서면서 중소형아파트 거래 증가로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부동산3법 통과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강남 재건축 단지도 가격 상승 흐름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는 △서초(0.86%) △강동(0.78%) △강남(0.48%) △송파(0.47%) 순으로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 올 들어 속도를 내는 재건축 사업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는 조합설립 초읽기에 들어가며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올 하반기 내 관리처분 절차를 밟을 계획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과 지난 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 모두 오름세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도 3월 조합설립총회를 앞두고 매매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노원(0.44%) △서대문(0.36%) △강서(0.35%) △성북(0.34%) 일대도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지역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가 나타나면서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오름세가 컸다.

신도시는 △광교(0.64%) △산본(0.33%) △중동(0.33%) △평촌(0.24%) △분당(0.18%) △일산(0.15%) △김포한강(0.13%) 순으로 상승했다. 광교는 경기도신청사 주변 위주로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

경기·인천은 △광명(1.16%) △군포(0.99%) △안산(0.75%) △하남(0.56%) △수원(0.50%) △시흥(0.37%) 순으로 상승했다.

◇전세시장=전세는 가격 오름세가 더 매섭다. 월세 전환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봄 이사 수요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져 전세는 그야말로 귀하신 몸이다. 집주인이 올려 내놓는 호가가 바로 전세가로 거래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 1.63% △신도시 0.56% △경기·인천 0.84% 모두 올랐고 주간 상승폭도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은 재건축 이주수요가 더해지면서 △강동(3.36 %)과 △서초(3.14%)의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강동 고덕주공4단지, 서초 반포한양과 신반포5차에서 이주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5·6·7단지와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 주공1단지 등이 모두 올랐다.

△강서(2.72%) △송파(2.47%) △강남(1.74%) △광진(1.66%) △동대문(1.35%)도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다.

신도시는 △김포한강(0.95%) △중동(0.92%) △분당(0.78%) △판교(0.69%) △산본(0.68%) 순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광명(1.44%) △안산(1.35%) △군포(1.14%) △고양(0.91%) △수원(0.88%) △용인(0.85%) △양주(0.79%) △구리(0.75%) 순으로 상승했다.

◇매매냐 전세냐=부동산114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설 이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세는 6년 동안 설 연휴가 끝난 뒤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2009년의 경우 설(1월26일)이 있던 1월 전셋값이 0.30% 하락했으나 2월에는 0.64% 올랐고, 2013년에는 설(2월10일)이 있던 2월에 0.35% 올랐으나 3월에는 0.44%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설(1월31일)이 낀 달보다 그 다음달인 2월(0.81%)의 상승폭이 컸다.

매매는 조사기간 8년 동안 설 연휴 다음 달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진 경우는 2008년과 2009년, 2014년 등 세 번뿐이다.

2009년은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 쇼크 이후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설이 낀 2월 0.32%, 다음 달인 3월에 0.57%로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해는 2013년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법안 통과 직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이 있는 1월 0.05%에서 2월에는 0.33%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7만9000여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설 연휴가 낀 이달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