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좀 보세욧!” 에어백 결함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02-21 13:55

“왜 미국처럼 안 합니까? 한국 국토부는 말 좀 해보세요!”

잘 터지지 않는 자동차 에어백을 겨냥한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상이한 대응을 꼬집은 인터넷 글이 화제입니다. 조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국내 자동차 회사도 문제지만 기업의 무성의한 태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2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미국 교통부 / 한국 국토부, 에어백을 대하는 자세’라는 제목의 글이 오르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글에는 에어백 결함을 조사하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상이한 대처를 비교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사례를 보실까요?

미국 교통부는 21일 에어백 결함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본 에어백 제조업체 다카타에 매일 1만4000달러, 우리돈 1540여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는군요. 교통안전 당국이 다카타측에 에어백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명령했지만 이행하지 않는다며 벌금부과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다카타가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벌금도 매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교통국은 다타카 에어백 결함 추정 사고로 미국 내에서 최소 5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다쳤다는 보고가 나오자 제품 결함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에어백 결함 추정 사태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상황은 어떨까요?

지난해 6월 13일 모터그래프라는 자동차 전문매체가 송고한 기사가 거론됐습니다. 국토부 산하 자동차 결함신고센터가 자동차 에어백 미전개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입니다.

자동차 에어백 미전개 문제는 인터넷에서 종종 국산 자동차를 비판하는 중요 이슈로 거론됐습니다. 모터그래프에 따르면 결함신고센터에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는다며 실명으로 민원을 접수한 사례는 2010년 14건에서 2013년 49건으로 늘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2014년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에어백 불만 668건 중 80% 정도가 에어백 미전개 문제였다고 하는군요. 2011년 제네시스부터 아반떼·스타렉스·투싼ix까지 대형 사고에도 에어백이 작동되지 않은 문제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매년 사회적으로 떠들썩한 이슈가 됐습니다.

그동안 에어백이 터지지 않으면서 생기는 피해는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제조사는 사고 때마다 “에어백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거나 “충돌 각도와 충돌 크기 등 상황에 따라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며 책임이 없다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면 국토부의 조사는 잘 이뤄졌을까요? 당시 기사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토부가 제조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조사들이 영업 기밀이라면 거절했다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비교는 아니겠지만 미국과 한국 정부의 상이한 대처에 대해 우리 네티즌들은 한탄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기업에 관대한 정부 문제군요. 힘없는 소비자들만 불쌍.”

“선진국 좋은 건 안 따라하고. 국민 등치는 것만 따라하네요.”

기업이 돈 벌이에 혈안이 돼 대다수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합니다. 그런 걸 하라고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죠. 지금 우리 정부는 기업 편인가요? 소비자 편인가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