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좌 테러리스트 38년만에 본국송환

입력 2015-02-20 23:00
일본 정부와 테러조직 '일본적군' 사이의 수감자-인질 맞교환으로 풀려난 뒤 테러를 저지른 시로사키 쓰토무(67·城崎勉) 씨가 20일 38년만에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미국에서 형기를 마친 시로사키의 신병을 이날 인도받아 지바(千葉)현 나리타(成田)공항에서 살인 미수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일본 적군파에서 파생된 과격조직 일본적군 멤버인 시로사키는 1986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일본대사관과 미국대사관에 금속탄을 발사하는 등 테러를 한 혐의로 1992년 일본 경시청에 의해 국제 수배됐다.

1996년 네팔에서 체포된 그는 미국으로 이송돼 미국대사관 테러 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뒤 일본으로 이송됐다.

시로사키는 1977년 일본적군이 인도 상공에서 일본 민항기를 공중 납치한 뒤 일본 국내에 구속돼 있던 동료들을 석방시키고 600만 달러의 몸값을 받아낸 ‘다카 사건' 때 풀려난 6명 중 한 명이다.

그는 금융기관 습격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일본에서 복역 중이었다.

당시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일본 총리는 ‘인명은 지구보다 중요하다'며 ’초법규적 조치'라는 이름 아래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일본적군의 요구에 응함으로써 ‘테러 세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다카 사건 때 풀려난 시로사키가 추후 해외에서 다른 테러에 관여함으로써 테러 세력에 안이하게 타협할 경우 또 다른 테러를 낳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일본적군은 일본 내 극좌 단체인 ‘적군파' 간부들이 1971년 레바논으로 건너가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과 연계해 1972년 텔아비브공항 습격사건, 1974년 헤이그 프랑스대사관 습격사건 등 숱한 테러 사건에 관여했다.

2000년 오사카에서 체포된 최고 간부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는 이듬해 일본적군의 해산을 선언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잔당 7명의 행방을 계속 추적 중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