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NS에서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모방한 미국 여가수 제시카 심슨(34)의 성행위 묘사 사진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영화는 젊은 갑부 크리스천 그레이가 주인공인 여대생 아나스타샤 스틸에게 시도하는 성행위를 반복적으로 묘사했다. 원작은 약 50개국에서 번역돼 1억부 넘게 팔린 동명의 소설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심슨은 이 영화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미국에서 개봉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행위 묘사 사진 세 장을 공개했다. 함께 등장한 남성은 지난해 7월 결혼한 남편 에릭 존슨(35)이다. 심슨은 인스타그램에 ‘존슨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설명을 적었다. 사진마다 2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선정적인 게시물이 많은 인터넷 공간에 적응한 네티즌들의 환호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두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10대 팬들이 따라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우려는 대부분 선정성에 대한 것이었다.
심슨만이 아니다. SNS에서 ‘50가지 그림자(Fiftyshade)’ 등 영화 관련 검색어의 해시태그를 입력하면 영화 속 성행위를 모방한 네티즌들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30대 이상의 부부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다. 10~20대보다는 30대 이상의 여성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면서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는 영화의 별명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케냐 등 일부 국가들에선 극장 상영을 금지했다. 내용 가운데 30∼35분 정도가 외설적이며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에선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다.
영화 속 가학적 성행위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앞서 개봉한 미국과 영국에서는 경찰·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화의 효과로 수갑 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 행동하길 바란다”는 런던소방서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실험적인 성관계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성인용품으로 인한 부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미국인은 2007년을 기점으로 두 배로 늘었다는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했다. 사고의 대부분은 영화의 원작 소설이 출간됐던 2012년과 2013년 사이에 집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