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냄새 팝니다”… 빈 봉지 1200원에 판매, 그런데 이걸 누가 샀다고?

입력 2015-02-19 16:43 수정 2015-02-19 17:11

해태제과의 히트상품 ‘허니버터칩’은 여전히 과자시장의 절대 강자일까. 열기는 사그라졌지만 그 불씨가 남아 인터넷 공간을 떠돌고 있다. 이번에는 허니버터칩의 냄새를 판매한 네티즌이 등장했다.

19일 SNS에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중고거래 카페 ‘중고나라’에서 허니버터칩의 빈 봉지를 판매하는 네티즌의 게시물이 다른 네티즌들의 쓴웃음을 자아냈다. 게시물은 ‘허니버터칩 냄새 팝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3일에 올라왔다. 내놓은 물건도 황당하지만 판매자의 설명은 더 큰 웃음을 자아낸다.

판매자는 “봉지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면 프랑스의 고메버터향과 최고급 아카시아 꿀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남은 가루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도 된다. 향이 오래 남도록 먹자마자 밀봉했다”고 적었다. 판매 수량은 17개. 가격은 1200원이었다. 빈 봉지를 판매하면서 시중가인 1500원보다 300원 저렴하게 내놨다.

판매자는 “택배비가 비싸 일반우편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우편봉투에 담아 발송하겠다는 것이다. 규격봉투를 사용할 경우 우표는 300원이다. 규격봉투가 아닐 경우에는 390원이다. 판매자가 17개의 빈 봉지를 모두 판매할 경우 최소 1만3770원을 남길 수 있다.

판매자보다 황당한 것은 빈 봉지를 구입한 정황도 포착됐다는 점에 있다. 판매자가 공개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한 네티즌은 허위로 구입을 신청하면서 남은 수량을 물었다. 판매자는 “6개 남았다”고 했다. 11개의 빈 봉지가 팔려나간 셈이다.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가 지난해 8월 출시한 히트상품이다. 출시 100일 만에 5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허니버터칩 대란’이 불거졌다. 손님들의 문의를 견디지 못하고 입구에 ‘허니버터칩 품절’이라고 붙인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마트에서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한 봉지씩 배급을 받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제과업체와 유통업체에서는 기존의 감자칩 제품에 맛, 명칭, 봉지 색상을 비슷하게 변경해 허니버터칩 주변에 진열하거나 견과류, 건어물 등 새로운 제품군에 비슷한 맛의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미투 상품’들을 쏟아냈다. 허니버터칩을 중심으로 한 괴소문도 많았다. 지금은 ‘대란’ 수준의 열기가 식었지만 인터넷에서 빈 봉지를 매매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네티즌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빈 봉지를 내놓겠다고 생각한 발상도 황당하지만 그걸 산 사람이 있다는 게 더 신기하다” “향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작 냄새만 맡겠다고 돈을 꺼낸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빈 봉지에 다른 내용물을 채워 기분이나 내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