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 대통령 보좌 왕실장’ 김기춘,18개월만에 청와대 떠난다

입력 2015-02-17 18:05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의 수용으로 18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 실장의 퇴임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8월 5일 청와대에 들어온 지 1년6개월 만이며, 지난달 12일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서실장 교체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36일 만이다.

초대 비서실장인 허태열 전 실장이 4개월 남짓 근무했으니 현 정부에서는 최장수 비서실장으로 재직한 셈이다. 이는 그만큼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실장에 대해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신임 속에 김 실장은 ‘왕실장’ ‘기춘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실상 당정청을 장악한 국정의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 행적 등으로 인해 임명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의 회장을 지냈고, 2012년 6월에는 재단법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검사 시절인 1974년 육 여사 살해범인 문세광 사건을 조사했으며, 박 전 대통령 말년에는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해 ‘부녀 대통령’을 모두 보좌하게 된 것도 박 대통령과 깊은 인연의 한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김 실장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을 돕는 친박(친박근혜) 원로그룹인 '7인회'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