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마친 신영철(61·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이 “사법부의 독립은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후배 법관들에게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1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고양되면서 법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관심과 기대와 함께 비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이런 시련과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 사법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약자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판결이 다른 약자의 권리신장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며 법관이 폭넓은 시야를 가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신 대법관은 2009년부터 6년간 대법관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취임 당시의 포부를 이루었는지 의문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장기간 법관으로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신 대법관은 2008년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당시 ‘촛불재판’을 맡은 판사들에게 재판을 독촉해 문제가 됐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으로 잠정 중단됐던 재판을 현행법에 따라 판결하라는 이메일을 보내 외압 논란이 불거졌었다. 이와 관련해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 대법관 퇴임식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 대법관 후임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후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는 무산된 상태다. 박 원장은 초임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에 가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청문회 일정이 지연될 경우 대법관 공백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물러나는 신영철 대법관 "사법부 독립은 국민 신뢰에서 비롯"
입력 2015-02-17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