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엘후세인(22)가 팔레스타인 부모 아래서 성장하고 유대인 증오 감정이 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아울러 지난 14일 오후 시내 문화센터 카페에서의 총격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슬람국가(IS)와 지하드(성전)를 찬양하는 유튜브 영상물을 올려놓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독일 dpa통신은 엘후세인이 요르단을 거쳐 덴마크로 넘어온 팔레스타인 부모를 두었다고 전했다. 요르단에서 이들 가족은 난민 캠프에서 지냈다.
엘후세인은 어린 시절 명랑하게 지냈고 꽤 명석했다고 한다. 부모나 남동생 등 가족과도 관계가 좋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도에 학업을 포기했고 대학도 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무에타이 무술을 배우며 10대를 보냈다. 또 범죄 조직에 가담하거나 무기 관련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2013년 11월에는 코펜하겐의 통근 열차에서 흉기로 남성의 허벅지를 찔러 징역을 살다 2주 전 출소했다.
교도소에 가기 전에는 성인교육센터 등에 다니며 이슬람 관련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인교육센터 동료들은 “그는 팔레스타인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팔레스타인 주제 토론에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토론도 즐겼다. 한 동료는 “엘후세인은 공공연하게 유대인들을 증오한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교도소에서도 비슷한 성향을 보여 교정 당국은 그의 극단주의자적 견해에 대한 우려를 상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엘후세인은 재판 과정에서 정신감정을 받았지만, 정신병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
엘후세인은 범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일에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복종하겠다고 충성 맹세한다”며 “엄청난 불신이 아니고서야 알바그다디에게 반기를 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지하드를 찬양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려놓아 이를 통해 범행을 예고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테러범, 팔레스타인 출신 부모에 유대인 혐오
입력 2015-02-17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