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주인 되는 그날이 오길…”
16일 밤 또 한명의 노동자가 분신해 숨졌다. 근로자 김모(45)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분신했다. 회사 측이 추진하는 도급화를 반대해서였다. 노조에선 도급화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전환 배치된 근로자들이 각종 재해에 노출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타이어 생산공장 중 597개 직무를 하청업체에 맡기는 도급화를 추진했다. 사측은 2010년 215개, 2011년 172개, 2012년 110개, 2013년 24개 등 모두 521개 직무를 하청업체에 맡겨 도급화했다. 이어 나머지 76개 업무만이 남아있었다. 곡성공장에는 김씨 등 19명이 도급화의 대상이었다.
김씨가 남긴 A4용지 1장짜리 유서에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났다. “못난 놈 먼저 갑니다”라고 시작되는 유서에서 김씨는 “함께한 동지들 너무 미안합니다. 노동조합 활동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네요”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제가 죽는다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호타이어만은 바뀌길 하는 바람입니다.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할게요. 금호타이어 노동자 파이팅”이라며 유서는 마무리 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회사의 주인은 돈 있는 사람이다. 그들을 위해 뼈 빠지게 일하는 사람은 하인도 아니다. 그냥 기계” “주인까지도 안 바란다. 최소한 노예 취급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을 회사를 위해 일하신 분이다. 모두가 주인 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노동자 주인 되는 날 오길” 금호타이어 분신… 노예 권하는 사회
입력 2015-02-17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