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기 위한 검열조직을 신설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사용이 급속히 늘면서 체제 유지에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는 지난해 11월 ‘1010상무’라는 조직을 신설해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북한 내에서 합법적으로 등록된 휴대전화를 단속하기 위한 조직으로, 당 기관과 간부를 제외한 사법·행정기관 간부, 일반 주민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검열하거나 회수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북한은 ‘1118상무’나 ‘109상무’를 조직해 중국기지국을 이용하는 불법 휴대전화를 단속해왔지만 합법적인 휴대전화로까지 단속 범위를 넓힌 건 처음이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 통제가 어려워지면서 합법적인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반정부활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RFA의 취재에 응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손전화(휴대전화) 사용자는 계속 느는데 그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며 “최근 폭넓게 사용되는 손전화의 다양한 기능들도 1080상무가 조직된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1080상무가 조직된 지 3개월여만에 활동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 조직을 꾸리고 단속대상을 선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1080상무는 순전히 국내 손전화 사용자들만 감시하기 때문에 다른 검열 조직들과는 활동이 겹치지 않는다”며 “1080상무라는 명칭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인 1월 8일이라는 숫자에 평온과 안전을 상징하는 숫자 ‘0’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 조직의 최우선 임무는 정권 보위”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1080상무가 비밀리에 조직됐으며, 뒤늦게 조직의 활동 사실을 알게 된 간부와 주민들 사이에서 ‘이젠 휴대전화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평양24시]“북한, 휴대전화 단속조직 ‘1080상무’ 신설”
입력 2015-02-17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