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명칭 바꾸는 소리하네” 軍 관심병사 명칭 변경에 네티즌 냉소

입력 2015-02-17 10:54
인권교육을 받고 있는 군장병들. 국민일보 DB

국방부가 10년 만에 ‘보호·관심병사’ 용어를 폐기한다. 병사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관심병사’ 대신 ‘도움·배려병사’로 부르며 복무 부적응자를 관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름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며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16일 “지난해 22사단 총기 난사사건과 28사단 윤일병 사건 직후 부각된 관심병사라는 용어가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보호·관심병사 관리제도’라는 명칭을 ‘장병 병영생활 도움제’로 변경해 오늘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보호·관심병사’제도는 병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를 A급(특별관리), B급(중점관리), C급(기본관리) 등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제도이다. 국방부는 기존 3개 등급이었던 보호관심 병사 분류그룹을 도움 그룹과 배려 그룹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관심병사라고 불렸던 명칭도 ‘도움병사’와 ‘배려병사’로 불리게 된다.

도움 그룹은 상담·치료 등 도움을 주면 병영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병사들이다. 사고 유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즉각 조치 및 분리가 필요한 고위험군, 자살계획을 세웠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병사 등이 도움 그룹으로 분류된다. 배려 그룹은 세심한 배려가 있으면 복무 적응이 가능한 병사들이 속한다.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선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냉소적인 비유도 줄을 이었다.

“‘갑’ ‘을’ 명칭 바꾸는 소리” (bang****)

“거지를 부자로 부르면 빈곤이 해소되나” (qkrq****)

“바보라고 부르는 건 인격모독이니 멍청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변**)

“국회의원을 서민대표로 바꾸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zone****)

한 네티즌은 “관심병사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낙인론이었다”며 “용어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호·관심병사는 A급 8433명, B급 2만4757명, C급 6만2891명 등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