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택진의 역공? 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 넷마블 끌어들여… ‘서울대 선후배의 비극’

입력 2015-02-17 07:59

게임업계 1위인 넥슨과 경영권 분쟁중인 엔씨소프트(엔씨)가 16일 3803억원 규모의 넷마블게임즈(넷마블) 주식 2만9214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엔씨는 “넷마블게임즈의 발행 신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하며, 취득 목적은 게임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1300만원 정도다. 엔씨는 넷마블 지분의 9.8%를 확보하게 돼 방준혁 의장(35.88%), CJ E&M(35.86%), 중국의 텐센트(28%)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모바일 게임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지난해 매출액(5756억원)이 업계 3위까지 뛰어올랐다. 모바일 게임 경쟁력 확보는 대주주인 넥슨이 엔씨 측에 주주제안 등을 통해 누누이 요구한 사항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자사주를 고스란히 넘기는 형태로 넷마블 주식을 사들였을 수 있다”면서 “넷마블이 갖게 될 엔씨의 자사주에 김택진 엔씨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합하면 20%에 육박하기 때문에 넥슨을 견제할 수 있는 백기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 측은 엔씨의 넷마블 주식인수와 관련해 사전 협의나 소통 없이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어 주목된다.

엔씨와 넷마블은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체제 구축’과 관련한 공동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동 기자간담회에는 김택진 엔씨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함께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돈독한 정을 쌓아왔다. 하지만 최근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인 넥슨이 주주 가치 하락 우려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나서면서 분쟁이 촉발됐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적대적 M&A, 물밑 협상을 통한 봉합 등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