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도 환호성도 없었다”...이완구 임명동의안 통과되던 순간

입력 2015-02-16 20:50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됐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3시48분 의사봉을 두드리자 국회 본회의장 한쪽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안도와 기쁨의 한숨을 쉬고 서로 악수를 나눴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야유나 환호성은 없었다. 정의당은 본회의를 거부하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2대 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되는 순간이었다.

국회는 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여야는 오전부터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며 시나리오별 가상 표대결 결과를 셈하느라 고심했다. 의원 총동원령이 내려졌고 수시로 회의가 거듭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상황을 지켜보며 수차례 통화로 비공식 협상에 나섰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력을 집중하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표 단속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전 11시 의원총회 때 직접 단상에 올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 필요성을 호소했다고 한다.

정 의장이 “사나이 일언중천금(一言重千金·남자는 약속한 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이다. 예정대로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 내부에선 일단 안심하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본회의가 예정됐던 오후 2시 여당 의원들은 속속 회의장에 집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투표에 참여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고위원회의, 원내지도부회의, 의원총회를 연달아 열며 막판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오후 1시 의총에선 16명이 자유토론에 나서며 1시간 40분간 난상토론을 벌였다. 야당은 인준 반대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격론 끝에 야당은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 본회의에 참석, 당론이 아닌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새정치연합 의총이 진행되는 동안 정의당은 불참을 결정했다.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했던 정의당의 보이콧으로 5표가 사라지자 야당의 ‘반대표’ 전략이 흔들리게 됐다. 새누리당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찬성표가 141표로 줄면서 ‘이탈표’ 걱정을 덜었다.

여야는 오후 2시50분 본회의 개의 후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최종 기싸움을 벌였다. 오후 3시15분 시작된 투표는 30여분 만에 모두 끝났지만 여야 의원들은 개표 결과에 따른 반란표 출처를 분석하느라 다시 골머리를 앓았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