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최고명문 국립행정학교 입학시험에 영어 의무화

입력 2015-02-16 21:24
프랑스 최고의 고위공무원 양성소인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가 앞으로 입학시험에 영어를 반드시 포함하기로 했다.

ENA는 2018년부터 입학시험 필수 과목에 영어를 포함할 방침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가 1945년 고위공무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국립교육기관인 ENA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과 각종 고위 관료들을 배출한 명문 학교다. ENA는 프랑스 엘리트 교육기관인 그랑제콜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힌다.

ENA 대변인은 “ENA 졸업생들이 미래 맡을 역할을 처리하기 위해 영어를 잘 해야 한다”면서 영어를 입학시험에 포함한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영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다퉜던 프랑스는 영어가 프랑스어를 제치고 국제무대에서 주요 언어로 쓰이는 데 대해 못마땅해하고 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6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자국 기업인이 영어로 말하는데 불만을 품고 갑자기 퇴장한 바 있다.

시라크는 당시 “프랑스인이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프랑스어를 지키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후임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도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재임 당시 미국인이나 영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는 언제나 통역사가 필요했다.

올랑드 현 대통령도 프랑스 최고 학교인 ENA를 졸업했으나 영어 수준은 그리 높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