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사 출신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대졸 여성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27.4세가 넘으면 결혼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경제학과 대학원생 김성준(39)씨는 ‘왜 결혼이 늦어지는가’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여성은 학력, 남성은 경제력이 결혼 시기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2000년 미혼 남녀 542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석·박사 출신 여성이 결혼할 확률은 대졸 여성보다 58.3%나 낮았다. 대졸 여성의 결혼 확률은 고졸 이하 학력 여성보다 7.8% 낮았다. 고학력일수록 결혼 확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김씨는 논문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자신과 비슷한 배우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의 결혼에는 ‘일자리’가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졌다. 남성 취업자의 결혼 확률은 미취업자의 1.65배, 상시직의 결혼 확률은 비상시직의 1.60배로 조사됐다. 반면 여성은 경제력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이 시기를 넘기면 결혼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해 결혼을 결심하는 나이로 남성은 33.3세, 여성은 27.4세를 꼽았다. 유년기의 가정 형편도 결혼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14세 때 가정형편이 평균 이하였던 사람들은 평균 이상이었던 사람에 비해 결혼 확률이 약 35% 낮았다. 당시의 경제 형편이 계속 이어졌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가정생활을 한 경험이 결혼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씨는 16일 “결혼이 늦어지는 것은 교육수준 향상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과 배우자를 찾는 데 드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라며 “혼인율을 높이려면 청년층의 경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석·박사 여성 결혼할 확률, 대졸의 반밖에 안돼…미혼여성 “27.4세 넘기면 결혼 어렵다 생각”
입력 2015-02-16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