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웃고 운 당 대표 문재인의 일주일

입력 2015-02-16 16:10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8일 취임한 이후 여론조사로 웃고, 여론조사로 울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등 중도층을 공략한 행보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1위로 독주했다. 반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정국에서는 돌발적인 여론조사 제안으로 혼선을 일으키는 등 정무적 판단은 미숙하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취임 이후 당 지지율과 대선 주자 지지율을 ‘쌍끌이’로 끌어올렸다.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5.1% 포인트 상승한 31.8%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 대표가 전주 대비 6.7%포인트 상승한 25.2%를 기록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여야 차기 주자에 대한 지지율로 최고치다. 당 안팎의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12.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1.6%),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7.3%) 등을 따돌렸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표를 중심으로 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통합을 지향하는 행보도 긍정 평가를 받았다. 이·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하는 등 중도·보수층을 끌어안는 행보를 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박 전 대통령 참배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라는 평가(65%)가 ‘잘못한 일(12%)’이라는 평가를 압도했다. 당직 인선에서도 비노(비노무현)인사를 중용하고,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지원 의원 등 경쟁자들과 연이어 만나며 통합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반면 대여 관계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있다. 특히 이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것은 여야를 떠나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포퓰리즘”이라며 총공세를 퍼부었고, 새정치연합은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향후 정무 판단이나 공개 메시지 관리 등에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이 필요할 전망이다.

문 대표가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박 대통령과 전면전을 하겠다”고 말한 것도 여권을 불필요하게 자극한 수사라는 평가도 있다. 청와대·여당과의 협상에서 좀 더 전략적이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노 성향의 한 당직자는 “탕평인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며 “여론조사 발언 등 섣부른 실수들을 당의 공조직과 결합해 고쳐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