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테러…풍자만화가·유대교 신자 겨냥

입력 2015-02-15 23:39
ⓒAFPBBNews=News1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극단주의 테러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유럽사회를 또다시 공포에 떨게 했다. 특히 이번에도 풍자만화 예술가와 유대교 신자를 겨냥해 지난달 초 풍자만화 발행 잡지사와 유대인 식료품점이 타깃이었던 프랑스 파리 테러를 꼭 빼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캐나다에서도 대규모 인명살상 모의가 적발됐다.

비교적 ‘조용한 나라’로 여겨졌던 덴마크와 캐나다에서 극단주의 테러 및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인명살상 모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어느 나라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인구 560만명의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에서 첫 총성이 울린 곳은 수도인 코펜하겐 중심가였다. AP통신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 코펜하겐 시내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의 카페 창밖에서 무장한 남성이 실내로 자동소총 40~50발을 쏴 55세 남성 1명이 사망하고 경찰 3명이 다쳤다. 카페에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그림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68)가 참석한 가운데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토론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현장에는 프랑수아 지머래 덴마크 주재 프랑스대사도 있었다.

이어 15일 새벽 2시쯤 첫 번째 총격 장소에서 5㎞ 떨어진 코펜하겐 시내 유대교 회당 인근에서 두 번째 총격이 일어나 입구를 지키던 37세 유대인 남성이 숨지고 경찰 2명이 부상했다. 회당 안에서는 유대인 수십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인식이 열리던 중이어서 자칫 대형참사로 비화될 뻔했다.

범인 색출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5시쯤 두 사건 발생 지역과 가까운 도심 다문화 지역인 노레브로역 근처에서 용의자를 발견한 뒤 총격전 끝에 사살했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이 남성이 앞선 두 사건의 용의자가 맞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종교적 이유의 극단주의 테러라고 보고 있다. 특히 빌크스는 2007년 개의 몸에 무함마드의 머리를 얹은 만화를 그려 논란을 일으킨 ‘문제적 작가’로 지난해에도 한 여성이 그를 죽이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2010년에도 그의 집을 방화하려던 계획이 사전에 적발되는 등 그는 ‘이슬람권의 공적(公敵)’으로 꼽혀왔다. 덴마크 정보당국은 “범인이 파리 테러 사건이나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등의 선전물에서 영감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 브라운슈바이히 시 당국은 ‘이슬람 배후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일요일인 이날 오후 개최하려던 야외 카니발 행진을 행사 2시간 전에 전격 취소했다.

유럽이 공포에 떠는 사이 캐나다 동부 핼리팩스에서도 테러 모의가 사전에 적발됐다. 현지 경찰은 23세 여성을 체포해 범행계획을 자백받았다고 14일 발표했다. 또 다른 용의자인 19세 남성은 경찰이 집을 포위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한 쇼핑몰을 범행 장소로 택해 총으로 다수 시민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