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교원대 청람 황새공원을 탈출한 황새 ‘미호’가 청주 미호천 인근에서 사진작가에 의해 포착됐다.
15일 박시룡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장에 따르면 전날 ‘B49’번의 인식표를 단 황새 한 마리가 청주 옥산면 미호천에서 노니는 것을 한 사진작가가 촬영해 제보했다.
B49번은 황새생태연구원이 탈출 황새인 미호의 다리에 부착한 번호다. 이 황새는 지난해 4월 사육사가 다리에 인식표를 교체하는 틈을 타 열린 문으로 황새공원을 빠져나갔다가 7개월 뒤 경상남도 김해시 화포천에서 조류 연구가에 의해 발견됐다.
교원대 측은 탈출한 황새가 올봄 고향인 청주 미호천 습지로 날아오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황새의 이름을 미호로 지었다.
박 교수는 “미호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조만간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대 측은 미호가 익숙한 둥지로 돌아올 수 있도록 16일부터 황새공원 안에 1200㎡ 규모의 대형 사육장그물 지붕을 열어둘 계획이다.
이곳에는 수컷을 포함해 10여 마리의 황새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미호와 짝을 맺을 만한 수컷 3마리 가량을 선별해 살게 하고, 날개 깃 끝 부분을 깎아 2m 높이의 사육장 울타리를 탈출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육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높이 7.2m, 반지름 1.5m 크기의 둥지탑을 세워 놨다. 황새가 수령 100년 이상 된 7∼14m 높이의 나무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다.
박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텃새 황새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으로 살았던 것 외에 어떠한 기록도 없다”며 “미호를 통해 베일에 쌓였던 이동경로가 최초로 밝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한국교원대 탈출 황새 '미호', 청주서 사진작가에 찍혀
입력 2015-02-15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