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투표 하느냐 마느냐 최후 고심

입력 2015-02-15 19:59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하루 앞둔 15일 “표결을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최후 고심에 들어갔다. 본회의 불참과 참석 후 반대토론 후 퇴장, 반대투표 등 세 가지 선택지가 있지만 핵심은 투표를 하느냐 마느냐 양자택일의 문제다. 새정치연합은 16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서 표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관계자는 “우윤근 원내대표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물어본 결과 표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표결을 주장하는 쪽은 이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기력하게 여당의 단독처리를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표결에 참여하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야당이 국회의 정해진 절차 내에서 ‘이완구 저지’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12일에서 16일로 한 차례 연기한 본회의에 여야 합의대로 참석했다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표계산까지 다 해서 본회의를 열려고 하는 마당에 우리가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이라며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결불참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본회의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안건으로도 올린 상황에서 우리가 들어가는 순간 ‘하자 있는 절차’에 동의하는 꼴 아니냐”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의석 분포상 이 후보자의 낙마 확률은 낮다. 새누리당의 일부 ‘반란표’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새정치연합 충청권 의원 중심으로 ‘역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 반란표보다 우리 당 반란표가 더 많을 수 있어 표결 자체에 부담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결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 수보다 찬성표가 더 많을 경우 야당의 더 많은 반란표가 간접 ‘증명’되는 셈이다. 새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문 대표의 ‘호남총리’ 발언으로 충청권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는 것도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전·충청의 새정치연합 지지도가 3.2% 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지역 여론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표결에 아예 불참한 뒤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와 일방적 국회 운영을 비판하는 명분이라도 챙기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주장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내내 이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총리로서 부적격 판정은 이미 내려졌다”며 “이제 이완구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