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없는 한국 피겨의 현실 확인한 사대륙선수권

입력 2015-02-15 19:00
박소연 구성찬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가 떠난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우울한 현실을 뼈저리게 확인했다.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출전 선수들이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날 열린 여자싱글에는 박소연(18), 김해진(18), 채송주(17)가 출전해 19명 가운데 각각 9위(163.75점), 11위(147.30점), 13위(139.09점)에 머물렀다.

전날 열린 남자싱글에서도 김진서(18)와 이준형(18), 변세종(17)은 출전선수 27명 가운데 각각 15위(199.64점), 18위(180.06점), 23위(154.20점)에 그쳤다.

사대륙선수권대회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러시아 등 전통적으로 피겨 강국이 많은 유럽이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이들 선수들은 자신의 시즌 베스트에 훨씬 못미치는 점수를 받았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거뒀던 성적보다 더 나쁜 결과를 받았다. 그나마 아이스댄스에서 김레베카-키릴 미노프가 9위에 올라 지난해 민유라-티모시 콜레토의 10위보다 나아진 것이 유일한 향상이었다.

한국 신예들이 세계 정상권에 오르지 못하고 주춤한 반면 다른 나라들의 신예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 여자싱글에서 184.02점으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폴리나 에드먼즈(17)는 박소연이나 김해진보다 1살 어리다. 또 181.59점으로 2위를 차지한 일본의 미야하라 사토코(16)는 2살이나 더 어리다. 남자싱글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점수는 데니스 텐(21)이 받은 289.46점과는 엄청난 격차를 드러낸다.

물론 한국 선수들이 좀더 경험이 쌓이고 기량이 발전하면 앞으로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사대륙선수권대회 결과만 봤을 때는 김연아 은퇴 이후 답답한 한국 피겨의 현실을 확인하게 됐다. 앞으로 3년 남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어떤 성적을 낼지 걱정스럽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