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시향 한국시낭송교육원장 울산대 평생교육원 시낭송교실 개설 화제 "마음이 정화되고 자존감 회복해요"

입력 2015-02-15 17:20 수정 2015-02-16 10:33
“시낭송회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를 잘 모르더라도 살아가면서 마음속 여유를 갖고 서정을 일깨우고 싶다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백시향 한국시낭송교육원장이 울산대 평생교육원에 2013년 개설한 시낭송교실이 문화예술계의 호평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문학 강좌가 붐을 이루는 가운데 시인 중심의 시낭송회는 더러 있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학에 시낭송교실이 개설된 것은 드물다. 15주 과정으로 3기까지 배출한 시낭송교실 수강생은 100여명에 달한다. 수강생은 주로 40~50대의 다양한 계층 사람들로 구성됐다.

네덜란드 국립원예사범학교를 나와 플로리스트(화훼전문가)로 활동하던 백 원장은 어느 날 시낭송을 접하고 이에 빠져들었다. 전국 곳곳의 문화예술행사에서 시낭송가로 활동하다 2013년 문병란 시인의 추천으로 계간 ‘문학예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그러다 울산대 평생교육원에 시낭송교실을 열어 외래교수로 시낭송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주말 울산에서 만난 백 원장은 “바쁘게 살아오다 시낭송을 하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며 “사회활동에서 물러나거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받아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의 사람들이 시낭송을 통해 용기와 삶의 활력소를 얻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제1회 대한민국 국회의원 시낭송 예술제’에 초대된 백 원장은 서울시인재개발원 시범 시낭송 강의, 6·25전쟁 기념식 추모헌시 낭송, 충남대 창의경영학교 시범 시낭송 강의, 제77회 ‘한국의 명인명무전-시와 한국 춤의 만남’, 울산 간절곶 시낭송 콘서트 등에 참여하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9월 동국예술기획(대표 박동국)이 울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보훈가족과 다문화가정을 위해 마련한 ‘향기를 배접하다’ 공연에서 연극인 박정자,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함께 시낭송을 진행했다.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 경기민요 이호연 명창이 무대에 오른 당시 공연에는 시낭송교실 졸업생들도 출연해 갈채를 받았다.

백 원장은 그동안 편견과 질시 때문에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돈 벌이도 별로 안 되고 그냥 시가 좋아서 하는 활동인데 주변에서 온갖 말들을 해요. 여자가 어떻고 하면서요. 그래도 제 자신이 시낭송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감성을 전할 수 있으니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3기 졸업생 수료콘서트를 성황리에 가진 시낭송교실은 봄 학기 4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백 원장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에 시 한 편을 간직하고 낭송하는 날까지 시낭송 강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울산=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