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다시 떨게 한 코펜하겐 극단주의 테러

입력 2015-02-15 17:08
사진=ⓒAFPBBNews=News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극단주의 테러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한달전 파리테러의 테러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유럽사회를 또 다시 공포에 떨게 했다. 대서양 건너 캐나다에서는 대규모 인명살상 모의가 적발됐다.

비교적 ‘조용한 나라’로 여겨져왔던 덴마크와 캐나다에서 잇따라 극단주의 테러 및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인명살상 모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어느 나라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인구 560만명의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에서 첫 총성이 울린 곳은 수도인 코펜하겐 중심가였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간) 코펜하겐 시내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의 카페 창밖에서 무장한 남성이 실내로 총을 쏴 55세 남성 1명이 사망하고 경찰 3명이 다쳤다. 카페에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그림으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68)가 참석한 가운데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토론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어 15일 새벽 2시쯤 첫 번째 총격 장소에서 5㎞ 떨어진 코펜하겐 시내 유대교 회당 인근에서 두 번째 총격이 일어나 회당 밖을 지키던 남성 1명이 숨지고 경찰 2명이 부상했다. 회당에서는 유대교 성인식이 진행중이었으며 숨진 남성은 회당 출입통제를 담당하던 유대인이었다.

범인 색출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두 사건 발생 지역과 가까운 도심 다문화 지역인 노레브로에서 경찰을 향해 총을 쏜 한 남성을 사살했다. 코펜하겐 경찰은 “노레브로역 인근의 한 주소지를 감시하던 중 문제의 남성이 도착했다”며 “그를 불러세우자 경찰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해 경찰도 응사해 사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앞선 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밝혔다.

경찰은 두 사건이 종교적 이유의 극단주의 테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빌크스는 2007년에 개의 몸에 무함마드의 머리를 얹은 만화를 그려 논란을 일으킨 ‘문제적 작가‘로 지난해에도 한 여성이 그를 죽이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2010년에도 그의 집을 방화하려던 계획이 사전에 적발되는 등 그는 ‘이슬람권의 공적(公敵)’으로 꼽혀왔다. 아울러 유대교 회당 테러 역시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와 마찬가지로 유대인 혐오성 테러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이 공포에 떠는 사이 대서양 건너 캐나다 동부 대서양 연안 도시인 핼리팩스에서도 테러 모의가 사전에 적발됐다. 현지 경찰은 미국 일리노이주 출신 23세 여성을 체포해 범행계획을 자백받았다고 14일 발표했다. 또 다른 용의자인 캐나다 출신 19세 남성은 경찰이 집을 포위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핼리팩스의 한 쇼핑몰을 범행 장소로 택해 총으로 다수 시민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종교와 연관된 테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