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김기춘 비서실장에 이은 박근혜정부 3대(代) 청와대 비서실장은 누가 될까.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두 돌을 앞두고 교체할 비서실장에 정가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 참모진의 수장이라는 의미 외에 국정 전반을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특히 박 대통령으로선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선 쇄신 의지는 물론 강한 추진력과 정무감각, 조율능력까지 겸비한 인사를 찾아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특히 박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밀고나갈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 실장은 조직장악력과 업무 조율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나친 보안의식과 상명하복식 스타일로 박근혜정부 내 ‘불통(不通)’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박 대통령은 이미 꺼내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카드는 검증 과정에서 여러 잡음과 구설에 올라 벌써부터 쇄신 의미는 벌써 퇴색해버렸다. 그런 만큼 국정동력 회복과 소통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 박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군 중 우선 거론되는 인사는 권영세 주중대사다. 주중대사직에서 교체되는 만큼 향후 역할론이 부각되는 것. 2012년 총선에서 사무총장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하고 같은 해 대선캠프에서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3선 국회의원 출신에 5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김 실장과의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그러나 대선 당시 그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박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권 대사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5선 의원 출신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현경대 수석부의장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의 원로 지지모임인 ‘7인회’ 멤버이지만, 친박 색채가 너무 뚜렷하고 김기춘 실장과 같은 76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66), 김병호(72) 언론진흥재단 이사장도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황교안(58) 법무부 장관, 호남 출신의 한광옥(73) 국민대통합위원장, 새누리당 이주영(64) 의원도 꾸준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은 인사를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전달한 청와대 정무특보단은 신설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청와대 개편 및 개각 시기는 16일 이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이 처리되는 것을 전제로 17일이 가장 유력하다. 인준안 처리 당일인 16일 오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청와대는 그러나 야당을 자극하기 않기 위해 별다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총리 인준안이 내일 원만하고 순조롭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원론적 언급을 하며 말을 아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근혜 대통령의 3대 비서실장은 누구... 개편 임박 속 관측 무성
입력 2015-02-15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