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도서관의 남·북한 자료는 매우 독특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이 자료들은 당연히 보전돼야 합니다. 나아가 연구자들이 쉽게 자료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목록화(indexing) 작업도 시급합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그렉 브레진스키(43) 교수는 미 의회도서관의 한국 자료를 가장 열심히 연구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역저로 평가받는 그의 저서 ‘대한민국 만들기:1945~1987(영어명 Nation building in South Korea)’의 주 산실은 의회도서관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1945년 이후 미국이 남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한국은 미국의 영향력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고찰했다. 그는 당시 한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 미국이 남한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의회도서관을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다. 도서관 사서들도 존재 사실을 모르던 당시 한국 정치인의 미국 방문기, 미국인 자문관들의 회고록을 찾아내 활용했다.
그는 희귀한 북한 자료도 소중하지만 남한의 1950년~70년대 잡지와 다른 간행물의 역사적 가치도 그에 못지않다고 강조한다.
당시 한국 도서관이나 연구기관들은 잡지를 정기적으로 사 모을 돈이나 인력이 없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1950~70년대 초 남한의 학술지·대중잡지 등 당시 사회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정기간행물을 온전히 모은 것은 미 의회도서관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하찮게 여길지 모르지만 이들 정기간행물이 역사가들에게 소중한 1차 사료라고 그는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국군의 창설과정을 보여주는 잡지 ‘국방’은 육군사관학교에 일부 보관돼 있을 뿐이다. 전질은 미 의회 도서관에 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미국 정부가 파견한 경제자문관 로버트 네이선의 영문 회고문을 의회도서관 ‘수고(manuscript)실’에서 찾아내 한국경제개발계획 수립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의회도서관의 한국어 문건 뿐 아니라 다른 자료실에 보관된 한국 관련 자료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美의회 도서관 남·북 자료 독특한 가치있어 보전돼야˝… 브레진스키 교수
입력 2015-02-15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