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4주년 맞아 바레인서 반정부 시위

입력 2015-02-15 00:37
‘아랍의 봄’이라 불리는 민주화 시위 4주년을 맞은 14일(현지시간) 바레인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바레인 수도 마나마 외곽 시아파 거주지역에서 바레인 국기를 든 반정부 시위대 수백 명이 바레인 국왕과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했다. 무장한 경찰이 최루탄과 폭음탄을 쏘며 이들을 진압했고 시위대는 이에 맞서 타이어를 불태우고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바레인 반정부 시민단체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로 피를 흘리는 시위 참가자의 사진을 올리며 경찰의 ‘폭력 진압’에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바레인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공공의 안녕과 안정을 위협하는 테러 행위로 규정,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도록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강력히 대처했다.

바레인은 2011년 2월 아랍의 봄의 영향을 받은 민주화 시위가 걸프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벌어진 곳이다. 그해 2월 14일 민주화 시위가 본격화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근 국가로 파급을 막기 위해 바레인에 군 병력을 파견, 유혈 진압했다.

바레인은 국민 과반이 시아파지만 수니파가 권력을 독점한 왕정국가로 반정부 세력의 대부분이 시아파다.

이들 시아파 반정부 세력은 선거로 선출한 왕실에 독립적인 총리가 실권을 쥔 입헌군주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이들이 정부를 전복하고 국가 안보를 해한다며 주요 야권 인사를 구금하거나 국적을 박탈하는 등 강경책으로 대응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