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비무장 멕시코인 사살 논란

입력 2015-02-14 21:31
미국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멕시코 출신 남성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멕시코 정부가 강력히 규탄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주 파스코 지역 경찰은 차들을 향해 돌을 던진 35세 멕시코 출신 노숙인 남성 안토니오 잠브라노 몬테스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그를 사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몬테스를 추격하던 경찰 3명이 테이저건(권총형 전기충격기)으로 몬테스를 진압하려 했지만 그가 명령에 복종하지 않아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 한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몬테스는 총에 맞기 전 두 손을 들고 항복하는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몬테스는 당시 총이나 칼 같은 흉기를 소지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관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퍼거슨 사건’ 이후 인종 차별적인 경찰력 집행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해 논란을 불러 일으킬 태세다.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1일 파스코 시내에서는 시민 200여명이 모여 “경찰의 만행을 멈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인 트라이시티 헤럴드는 전했다.

멕시코 외무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멕시코 정부는 치명적인 무력을 부적절하게 사용해 발생한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고 희생자 유족에게 법적 조언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13일 이 사건을 규탄하며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에게 사건 수사를 자세히 주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