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구제금융 재협상에 ‘타협 의지’를 보이면서 오는 16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그리스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 트로이카의 실무협의에서 그리스는 기존 긴축 정책의 70%를 유지하고 독일도 이 조건으로 재논의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6일 회의에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끝내고 8월 말까지 그리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가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 등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그룹이 가교 프로그램에 합의하면 유로존은 적어도 8월까지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 위기를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채무 재조정 협상 과정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와 채무재조정 자문사 계약을 체결한 미국의 투자은행 라자르 측은 최근 프랑스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트로이카의 긴축 처방은 완전히 실수였으며 채무재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그리스가 라자르의 자문을 토대로 채권단과 벌일 채무재조정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그렉시트 위기는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그리스-채권단, 16일 회의서 ‘가교 프로그램’ 결정
입력 2015-02-14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