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고 1억2000만원 빼낸 간 큰 출납직원 쇠고랑

입력 2015-02-13 22:52
YTN 캡처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의 한 농협 지점 금고에 보관 중이던 시재금 1억2000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드러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농협에 설치된 CCTV 전체를 압수하고 지점장을 포함해 직원 6명의 금융기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농협 금고 출납 담당 여직원 A씨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60여 차례에 걸쳐 1억2000여만원을 현금지급기 전산을 조작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한번에 10여만원에서 최고 1400만원까지 돈을 빼돌렸다. A씨는 현금지급기에 전산 상으로 돈을 채워 놓는 것처럼 조작한 뒤 이 중 일부 돈을 가족이나 지인의 통장을 거쳐 자신의 통장으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감사가 있을 때마다 전산을 조작해 현금지급기의 금액을 맞췄고 감사가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는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농협은 이 같은 사실을 1년 동안이나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고 안에 있는 시재금과 현금 인출기에 들어간 돈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3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여직원 A씨를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A씨의 금융기록과 해당 농협의 현금지급기 로그파일 등을 분석해 혐의를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6년간 현금지급기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업무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직장 동료와 감사를 속일 수 있었다”며 “업무가 바뀌면서 그동안 빼돌렸던 돈을 메우려다 금고에서 돈이 없어진 것처럼 상황을 꾸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구속된 뒤에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