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13일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을까? 이 의원의 지역구는 새누리당의 텃받인 대구 수성갑으로 출마 자체가 당선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또한 이 의원이 5선에 당선되면 국회부의장 등 명예까지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정가에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 교사'로, 내각 진출도 가능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입장이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나이다. 올해 70세인 이 의원은 차기 총선에 출마해 임기를 마치면 70대 중반에 이르게 된다. 칠순이 넘어서까지 욕심을 부린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기 한 몸 희생하면 당 입장에선 개혁작업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 희생타 한 개로 다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가뜩이나 현 정부에 원로급 정치인이 다수 포진해 비판을 받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그가 먼저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여권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가 상대적으로 당선이 용이해 민심에 둔감하다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는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작용하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백의종군' 하겠다면서 젊고 참신한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젊고, 유능하고, 열정적인 후보자가 충분히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당협위원장직도 사퇴하고 후임자를 물색하도록 당에 요구했다"면서 "저는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지만, 경제혁신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대구, 부산 등 여권의 전통적 지지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여권내 팽배하다. 이렇게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 의원이 원로 중진으로서 앞장서 자리를 비켰주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의원은 “정계 은퇴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은퇴한다고 해놓고 다시 들어오고 그러는데 그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지역구를 관리하는 부담에서 빨리 벗어나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해 비례대표 출마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의원 지역구에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 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김경택 기자
분석/이한구 총선불출마 까닭은?
입력 2015-02-13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