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철 이어 사고철 우려” 개통 앞둔 호남고속철 217곳 지반침하

입력 2015-02-13 09:41 수정 2015-02-13 09:49
사진=국민일보DB

4월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일부 구간에서 지반이 내려앉는 침하(沈下) 현상이 발견돼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13일 보도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호남고속철도 개통 준비 및 토공 노반 현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182.3㎞(오송~광주 송정) 구간 중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한 곳은 상·하행선 29㎞, 217곳에 이른다.

전북 익산에서는 쌍용건설이 시공한 215m 구간의 지반이 4.1㎝ 내려앉았고 충남 공주에선 롯데건설이 시공한 57m 구간의 지반이 3.6㎝ 침하했다. 또 △대림산업이 시공한 광주 차량기지 200m 구간(5.6㎝) △삼성물산이 시공한 전북 정읍 130m 구간(3.5㎝)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전북 김제 180m 구간(3.8㎝) 등에서 침하 현상이 발견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철도 전문가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반이 침하하면 탈선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3㎝ 넘게 침하하면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동대구~부산) 공사 당시에도 지반 침하 현상이 88곳 발견됐지만, 호남고속철도는 연약 지반이 많은 평야 지역을 통과해 침하 현상이 광범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여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작년 말부터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침하 정도가 심한 18곳은 ‘노반층 그라우팅공법(레일을 받치는 콘크리트 궤도에 구멍을 뚫고 궤도 밑에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보수 공사를 했고, 나머지 199곳은 강철 판이나 패드를 레일 아래에 받치는 방식으로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는 KTX 시운전 시간을 피해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감리업체 측은 “보수 공사를 하면 열차 운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며 “흙의 특성상 지반이 안정화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대립으로 저속철 논란을 빚었던 호남고속철도는 최근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광주(목포)와 여수로 직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호남선 경유가 무산된 서대전·계룡·논산역에서는 별도의 KTX가 운행된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