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인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현장을 담은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사고를 피하기는커녕 운전자들의 생사까지 오갔던 현장의 참혹함이 영상에 담겼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 11일 오전 9시40분쯤 영종대교 서울방향 상부도로 14.1㎞ 지점에서 검은색 쏘나타 승용차를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12일 공개했다. 경찰이 추정하고 있는 연쇄추돌의 시작을 담은 영상이다. 1.2㎞에 달하는 사고 현장을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첫 번째 그룹의 상황은 대부분 이 영상에 담겼다.
관광버스는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좁은 영종대교의 2차로를 질주하다가 비상등을 켜고 정차한 검은색 쏘나타를 들이받았다. 영상을 통해 육안으로만 보면 검은색 쏘나타는 10m 앞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관광버스는 1차로에 정차했다.
이어 다른 투어버스는 택시와 추돌하고 갓길로 정차했다. 3차로로 들어오던 다른 택시는 갓길에 세워진 택시와 추돌하고 2차로로 튕겨졌다. 튕겨진 택시의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1차로에 서있었다. 이때 2차로로 들어오던 리무진버스가 튕겨진 택시를 들이받았다.
2차로를 가로로 막고 있었던 이 택시가 리무진버스에 들이받힌 부분은 운전석이었다. 택시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더 큰 화를 피했다. 이 운전자는 자신의 택시로 향하다가 달려오는 리무진버스를 피하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했다.
영상에는 관광버스에 탑승한 외국인 여성 승객이 울부짖는 육성도 담겼다. 관광버스가 다른 차량에 부딪히거나 다른 차량들끼리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외국인 여성은 공포에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첫 번째 그룹은 모두 10대다. 두 번째 그룹은 앞선 사고를 목격하고 멈춘 차량이 뒤따른 차량들에 들이받힌 12대다. 20m 뒤의 차량 84대는 세 번째 그룹이다.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2명이다. 사망자는 두 번째 그룹과 세 번째 그룹에서 나왔다. 부상자는 전날보다 늘어난 73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중상자다. 부상자에는 외국인 19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처음 추돌사고를 낸 관광버스 기사 신모씨 등 5명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짙은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거리 미확보로 대규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며 “과속 여부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영상] “아저씨 피해요!” 생사 오갔던 영종대교… 106중 추돌의 시작 담은 블랙박스
입력 2015-02-12 17:59 수정 2015-02-12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