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16일로 연기됐다.
여야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설 연휴 전인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12일 합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연기 제안을 새누리당이 수용하면서 타협점을 찾았다. 여야가 합의에 도달하게 된 데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국 최대 암초로 부상한 이 후보자 인준안 처리 문제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준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시기를 12일에서 16일로 연기한 것 외에는 여야 간에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본회의만 연기된 거지, 인준안 처리 합의는 아니다”며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16일 본회의 등원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야 충돌 시점이 12일에서 16일로 나흘 늦춰진 것 말고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 합의라는 혹평이 나온다. 여야는 “본회의를 연기해야 한다”(새정치연합), “설 전에는 임명동의안이 처리돼야 한다”(새누리당)는 각자 주장의 절충점으로 ‘16일’을 택했다.
새누리당은 12일 오후 4시까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 방침을 고수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며 여야 충돌 분위기가 고조됐다. 인사청문특위는 한선교 위원장을 포함해 새누리당 7명, 새정치연합 6명으로 구성돼 있어 새누리당의 단독처리가 가능했다. 새정치연합 위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국보위 총리를 임명하더니 독재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냐” 등 고함을 지르며 거칠게 항의한 뒤 퇴장했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 간 회담에서 기류는 급반전됐다. 새누리당은 단독 처리 방침에서 벗어나 본회의를 연기해달라는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수용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국회의장이 어떻게든 여야간 합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여야가 16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여는 것으로 합의하면 그 때 가서는 의장이 사회를 안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16일에도 인준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여야는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또 새정치연합이 인준안 처리에 반대할 경우 새누리당은 단독 처리 강행이라는 초강수를 꺼낼 들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번 새정치연합이 이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16일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며 새누리당과 ‘표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새누리당 홍문표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 충청지역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호남총리론을 내세우며 지역정치를 조장했다”면서 ”문 대표가 충청을 무시하는 언동을 계속한다면 충청에 영원히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이완구 인준안 처리 본회의 16일로 연기-싸움만 늦춰졌을 뿐
입력 2015-02-12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