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설 연휴전 개각 총력

입력 2015-02-12 16:48

청와대는 12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국회 상황을 지켜봤다. 여야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국회 본회의를 16일로 연기했지만, 이게 곧바로 인준안 처리를 의미하는 게 아니어서 여전히 긴장을 끈을 놓지는 못했다. 특히 청와대는 야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야당의 입장에 촉각을 세웠다.

◇청와대, 설연휴 이전 개각방침 불변=청와대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는 대로 개각을 서두른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가 인준되면 제청을 받아 개각을 하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이 후보자 인준안이 처리되면 개각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최대한 빠르게 개각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당일 오후 늦게 또는 17일 개각과 청와대 후속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각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청와대 기류다. 여권 관계자도 “설 연휴 전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개각 등을 끝내야 한다는 게 청와대와 여당의 공통된 의지”라고 말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 작업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위해선 총리 인준부터 시작해 후속개각, 청와대 개편 등 인사를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주중대사, 비서실장? 장관?=청와대 개편과 개각 직전 박 대통령이 권영세 주중대사를 교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거취는 이미 결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권 대사는 줄곧 청와대 비서실장 또는 통일부 장관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여권 내에서도 무게감 있는 정치인인 권 대사의 입각 또는 청와대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그의 내년 총선 출마 준비를 위한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후임 비서실장에는 권 대사 외에도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성호 전 국가정보원장,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황교안 법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김기춘 현 비서실장은 공석이 된 교육비서관과 정무특보단 인선작업 등 청와대 후속 개편을 마무리 지은 뒤 개각 발표와 함께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그동안 연락을 못 받아 미안하다”는 취지의 인사를 하는 등 신변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범위는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을 포함해 통일부, 국토교통부 등 2~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이 유력하다. 청와대 개편에서 발표될 정무특보단에는 새누리당의 김태환, 윤상현 의원과 정진석 전 의원, 이성헌 전 의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