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대 문경학사 기증한 박인원 전 문경시장

“장학재단은 개인이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원(79·사진) 전 경북 문경시장이 시가 50억원이 넘는 본인 소유의 서울 ‘문경학사’ 두 채를 문경시장학회(이사장 고윤환 문경시장)에 기증했다.

지방자치단체 서울학사의 롤 모델로 평가받는 문경학사는 박 전 시장이 1998년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올해까지 18년간 400여명의 문경 출신 서울권 대학생들에게 졸업 때까지 4년간 무료 숙식을 제공해 왔다.

개인 사재로 지자체 서울학사를 운영하는 곳은 문경학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지자체에 학사를 전부 기증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증된 문경학사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다. 부지 251㎡에 지상 2층 규모 신관, 300m 옆에 위치한 241㎡ 부지의 지상 3층 구관 등 500㎡에 가까운 땅과 건물로 시세가 50억원이 넘는다.

최근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1인 전용공부방과 독서실, 휴게실, 화장실과 세면장을 새 단장했다. 박 전 시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소촌·동원장학회가 보유한 1억7800만원의 현금과 문경학사에 비치돼 있는 각종 시설물도 함께 기증했다.

문경시는 11일 고윤환 문경시장 등 기관·단체장과 지역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경학사 기증식’을 가졌다.

박 전 시장은 “문경 학생들이 서울에서 비싼 숙식비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해 훌륭한 인재로 자라도록 하기 위해 문경학사를 세웠다”며 “문경시가 설립한 문경시장학회에서 운영을 맡으면 오랫동안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문경=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