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하프파이프 국가대표 1호 김광진(20·단국대 입학 예정). 그에겐 없는 게 너무 많다. 우선 스키 하프파이프 국가대표 2호가 없다. 선의의 경쟁을 벌일 국내 라이벌도 없다. 테크닉을 배울 대표팀 지도자도 없다. 비시즌 기간 기술을 연마할 훈련장도 없다. 그가 가진 것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을 향한 꿈밖에 없다.
김광진은 11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시에라 네바다에서 열린 2015 그라나다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 스키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71.60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동계유니버시아드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김광진은 경기 후 “하프파이프 전에 슬로프스타일을 연습하다가 넘어져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좋은 성적을 얻어 기쁘고 특히 국제대회 첫 입상이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키 하프파이프는 파이프관을 반으로 자른 듯한 U자 모양의 구조물에서 점프 기술로 승부를 가른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와 달리 스키 하프파이프는 아직 국내 대중에게 생소하다.
다섯 살 때 스키를 접한 김광진은 경기도 의정부시 새말초등학교 4학년 때 이천시 지산리조트에서 스키를 타다 김춘수 모굴스키 국가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프리스타일 모굴스키(울퉁불퉁한 눈 둔덕을 타고 내려오는 프리스타일 스키)에 입문했다. 남양주시 진건중 1학년 때인 2008년 뉴질랜드 오픈에 다녀온 뒤 스키 하프파이프로 전향했다.
김광진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상위 12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기량을 키워 나간 끝에 이번에 소중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광진은 한국 스키 하프파이프의 보물”이라며 “테크닉을 가르칠 지도자 영입을 계획하는 등 김광진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키협회의 계획이 실현될 때까지 그는 ‘외로운 점프’를 계속해야 한다.
김태현 기자
스키 하이파이브 김광진 평창올림픽 향한 '외로운 점프'
입력 2015-02-12 15:44